중국의 문화와 소비자 마케팅 전략

중국의 문화와 소비자 마케팅 전략

 

 

 

■ 중국의 문화적 차이와 에티켓

 

중국의 에티켓에 대해 숙지하고 있으면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사소한 칭찬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신이 만나는 중국인의 태도나 방법 동기, 의미에 대해 훨씬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가벼운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에는 별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이나 기대에서 심각하게 어긋나버리면 중요한 관계가 깨지거나 사업상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

 

중국인을 접하면서 당신이 처음 배우게 될 단어는 라오와이일 것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늙은 외국인인데, 사실상 이 말은 나이와 전혀 무관하게 외국인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처럼 중국어를 아무리 유창하게 구사해도, 중국에 아무리 오래 거주했다 해도, 중국 예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해도, 외국인은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이런 대우가 한편으로 장점도 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복잡한 중국의 예법을 다 따르지 않아도 관대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외국인이니까 그럴 수 있지 식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것은 외국인이 중국의 예법을 다 지킨다면, 훨씬 점수를 많이 딸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의 예법에서는 중요한 건과 사소한 건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건과 관련해서 본의 아니게 중요 인물을 무시하거나 정식 절차를 어기거나 중요 당사자를 당황하게 하거나 정치적인 공격을 가한다면 이는 엄청난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반면 사소한 건과 관련해서는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미묘한 사항이 있긴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사업이나 계약 성사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중요한 건의 예를 들자면 현지인과의 관계 유지, 중국인의 화법 이해, 중국인의 협상 스타일 파악 등을 들 수 있다. 우호적인 관계 유지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직면하는 가장 중요한 도전이다. 첫째 단계는 누가 누구인지, 특히 누가 보스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위계질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특히 상대측의 고위급 인사를 알아서 모시지 못했을 때 일은 더욱 심각해진다.

 

사업상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협상은 체면의 문제로 귀결된다. 베이징의 노점상에서 스웨터를 흥정하는 광경을 생각해보자. 흥정을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노점 상인은 점점 가격을 내린다. 그런데 당신이 마지막 가격을 제시하고 상인이 거부했다. 그래서 당신은 물건을 안 사기로 하고 걸어가 버린다. 그러면 상인은 당신을 다시 불러 체면을 세우기 위해 당신이 부른 마지막 가격에 아주 조금만 더 붙인 가격을 제안한다. 여기까지 오면 마지막 결정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노점 상인은 흥정에 지느니 차라리 안 팔고 말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심리전은 복잡하고 규모가 큰 거래에서 아주 단순한 대인관계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협상을 하든지 종반부에는 상대의 체면을 고려해 최종안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

 

미엔쯔와 마찬가지로 관시도 중국에만 존재하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적절한 인맥은 사업상 큰 도움이 된다. 관시는 또한 부패와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개념이다. 관시는 물질적인 뇌물이 없는 부패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혜가 주어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동기 면에서는 전혀 다르다. 권력자들은 금전적인 이득보다는 상대방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의무감 때문에 규칙을 위반한다. 관계의 중요성에도 위계질서가 있다. 제일 중시하는 것은 가족관계(먼 친척 포함), 그 다음이 친구 관계이다. 중국인은 동향이라면 친근감뿐 아니라 어떤 의무감까지 느낀다.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점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특혜를 주고받은 경우에는 계산은 분명히 해야 한다. 사소한 에티켓의 문제와는 달리 중국인은 특혜를 주고받는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신도 이러한 규칙을 잘 알고 있으리라 기대한다. 당신이 비자 문제를 도와주었거나, 일자리를 구해주었다면, 이에 대해 중국인은 자신이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동일한 수준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중국인에게 어떤 특혜를 받았다면 역시 이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중국 소비자를 위한 영업 방법과 마케팅 전략

 

중국에서는 기존 사업 운영 원리를 수정하거나 완전히 무시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브랜드 네임의 가치, 광고의 역할, 상품 품질 등이 중국에서는 다르게 적용된다(많은 중국 소비자가 가짜임을 알면서도 가짜 상품을 구입한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전략을 구상할 때 이러한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중국진출의 첫 단계는 바로 중국 소비자의 특징과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다. 소비자 문화만큼 중국의 빠른 변화를 보여주는 분야도 없다. 과거에는 재량 지출권이 넉넉한 소비자가 거의 없었으며 정부의 중앙 계획 체제로 생산자는 소비자 만족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상품의 질은 낮고, 포장은 엉망이고, 광고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딴판이다. 사유 기업 활동 촉진을 위해 중국은 부유한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었고, 이들은 빠르게 중산층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게 되었다. 또한 중산층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도 어느 정도 구매력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생산자와 판매자는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자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서구 사업가는 중국 13억 인구 하나하나가 모두 잠재고객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중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중산층 소비자를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산층을 대학 교육을 받은 사무직 종사자로 규정하고 있다. 중산층의 연 평균 수입은 25~3만 위안(3,645~4,375달러) 수준이며, 가구당 연간 구매력은 이보다 3배 높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국 가구 중 약 5천 만 가구가 중산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 2010년에는 약 1억에서 12천만 가구가 중산층의 범주 안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결정하는 두 가지 중요한 변수가 있다.

하나는 도시와 농촌 간의 구분이고 다른 하나는 세대 간의 구분이다. 일반적으로 농촌에 거주하는 이들과 구세대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소비를 위해 돈을 빌린다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외국 브랜드와 새로운 상품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거주지와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1979년 가족계획 시행 이후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는 그들만의 독특한 특징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갖고 싶은 것을 많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을 누렸으며, 기껏해야 한 명의 형제 또는 자매와 경쟁하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이들을 일컬어 작은 황제라는 이름이 생겼을 정도다. 사회학자들은 이 새로운 세대가 중국 사회와 문화, 도덕 체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기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부의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세대,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가지는 데 익숙해진 세대의 부상은 꿈의 실현이나 다름없다.

 

젊은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대답이 나온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중국 소비자는 유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다. 우유 소비층은 미미했고, 치즈는 이국적인 음식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우유, 요거트 등 유제품에 대한 중국내 수요가 폭등해 네슬레, 다농 같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입맛이 항상 서양 소비자와 일치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 제조 업체에서 패스트푸드 판매 업체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외국 기업들은 자사의 상품을 중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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