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펼쳐진 기회의 바다

전 세계에 펼쳐진 기회의 바다

 

 

대기업들이 저소득층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존 선진 시장에서 성공한 방식을 저소득층 시장에 맞게 변형하는 방식이다. 이런 톱-다운 방식은 저소득층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다. 반면 바텀-업 방식은 저소득층의 특성과 요구사항들을 깊이 이해한 후에 이에 적합한 사업 모델과 경영 프로세스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접근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현지 시장에서 성공하게 할 뿐 아니라 기존 선진 시장의 경영 프로세스에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지식의 단초를 제공한다.

 

중남미 지역에 사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기저귀 사용에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소득이 높은 소비자들이 하루 5~6회 기저귀를 가는 것에 비해서 그들은 하루 1~2회밖에 갈지 않는다. 소비 능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들은 기존 기저귀보다 흡수력이 높고 용량이 향상된 제품을 원한다. 이는 저소득층 시장을 위한 제품은 고품질이고 효율적인 가격을 제공해야 함을 의미한다. 저소득층 시장을 위해 개발된 해결책의 품질, 효능, 유용성은 선진시장에도 매력적이 될 수 있다. 즉 저소득층 시장은 제품 및 프로세스의 혁신뿐 아니라 사업모델 혁신의 원천도 될 수 있다. 선진 시장에서 신제품 확산이 15년 이상 걸린다면, 저소득층 시장에서는 3~5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소득층 시장에서 진정한 도전은 경영자들이 급격하고 혁신적인 성장곡선을 정확히 이해하고 다루는 것이다. 급격하고 혁신적인 성장곡선은 빠르게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동시에 기존 시장을 급속히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 분야에서 소득 피라미드 상위 계층의 시장이 30만 톤인 데에 비해 인도의 시장 규모는 100만 톤에 육박한다. 인도에서 성공한 유니레버는 이 점에 주목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저소득층 시장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인도에서 개발한 규격화, 제조 공정, 포장, 가격 책정, 유통, 광고, 홍보 기법을 브라질에서도 적용하여 '알라' 브랜드를 출시하여 3개월 만에 200개 소매점에 입고할 정도로 성공하였다. 유니레버는 인도를 비슷한 소득과 시장성을 지닌 국가에 진출하기 이전의 실험실로 여기고 있다. 제품에 대한 생각이나 구상을 전 세계 시장 진출에 앞서 시험해 보는 것이다.

 

저소득층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에게 흥미 있는 교훈은 혁신, 유통, 생산, 조직 관리 비용에 관한 것이다. 저소득층 시장은 기업들이 모든 비용 요소에 주안점을 두고 효율적인 가격 책정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은 저소득층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면 할수록 이윤을 창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선택은 간단하다. 비용을 줄이는 경영구조로 변신하든가, 아니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저소득층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자본을 현명하게 이용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치를 뽑아내는 혁신을 해야 한다 

 

저소득층 시장에서 부를 창조하기 위한 생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은 명백하다. 전통적으로 저소득층 시장에서 경제발전의 초기에 집중한 것은 사회적 자본, 개인 기업,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들 중 어느 한 곳이었다. 전체 관점인 생태 시스템적 사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저소득층 시장은 공생적인 관계를 가진 다양한 형태의 개인 기업으로 이루어진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은 서로 다른 전통, 동기 부여, 규모 등을 가진 민간 부문과 사회 주체들이 서로 같이 행동하고 부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뼈대이다. 이러한 생태 시스템은 서로 보완해 주고 공존하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기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서로 종속적이며,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며, 복원력이 크고 유연하다.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의 구성 부분으로는 영세기업, 중소기업, 협동조합, 대기업, 다국적기업, NGO 등이 있다.

 

모든 개도국은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구성 요소의 상대적인 중요성은 나라마다 다르다. 만약 구성 요소 중 NGO나 원조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경제는 발전할 수 없으며, 민간 부문은 빈곤 감소에 공헌할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현지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적절하게 기능하는 민간 경제는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저소득층의 생계를 위한 부를 창조하는 관점에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생태 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한 요소에 집중해 다른 요소들을 빠뜨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책 입안자의 딜레마는 명백하다. 특별한 관심 아래 한 요소만을 선택할 수 없다면 전체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달리 말하면 어떻게 대기업 쪽으로 생태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움직일 것인가? 둘 다 합리적인 질문이고 현재 논쟁 중인 주제다. 이 논쟁은 부를 창출하는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진화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될 때 저소득층에서 광범위하지만 아직은 잠재적인 자원과 구매력, 기업가 정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저소득층에서 대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 기회와 더 높은 삶의 질을 이끌어 낼 것이다.

 

사업가는 1인 기업에 불과하지만 불법 상행위는 하지 않는다. 이들이 국내 및 글로벌 시스템과 결합되면 현지 채권업자들과 불법 업주들의 역내 시스템과는 약한 연결 고리를 가지게 되며, 시장 지향적 생태 시스템이 제공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가 정신의 선순환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생태 시스템은 상호 이익이 되고 착취하지 않는 방법으로 저소득층과 비 특권층을 세계 곳곳에 균일하게 연결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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