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비즈니스 : 미국, 유럽, 일본 등으 유통 환경 변화

유통 비즈니스

 

1. 유통업 환경 변화

유통 비즈니스를 뒤흔드는 IT 플랫폼 변화 - GDS를 통해 활성화되는 유통업 내 협력

최근 소비자 구매행동의 다양화가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업체들의 자체 노력은 물론 기업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의 유통업에서는 기업 내 정보공유를 차치해도, 기업 간의 효율적 정보공유에 있어서 두터운 벽이 존재했다. 그런데 최근 GDS(Global Data Synchronization)가 도입됨으로써 코드체계의 독자성에 기인한 비효율성을 없애고, 유통 기업 간 협력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GDS는 상품마스터정보와 사업소마스터정보를 동기화하는 데이터구조를 말하는데, GDS를 이용하게 되면 제조업체가 자사의 상품마스터정보 및 사업소마스터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이를 이용하는 도매업체나 소매업체의 상품마스터정보가 동기화된다. 구체적으로 말해 GDS 플랫폼이 고도화되면, 상품마스터정보뿐 아니라 수요예측정보, 각종 계획정보, 판촉정보 등의 공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요 예측과 재고보충을 판매측과 구매측이 공동으로 실행하는 CPFR(Collaborative Planning, Forecasting and Replenishment) 등의 각종 공급사슬 관리, 소비자 기점의 머천다이징(상품개발-제조-판매까지의 일련의 흐름)을 의미하는 카테고리 관리 등과 같은 고도의 기업간 협력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또 물류분야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RFID(태그에 저장된 식별정보를 무선으로 식별하는 기술방식)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도 GDS의 실현은 필수적이다.

 

결국 GDS는 상품마스터정보의 동기화 체계라기보다는 유통업에서 기업 간 협력을 실현하기 위한 커다란 첫걸음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업 간 협력을 실현한다는 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GDS 도입이 진전되었고, 일본은 다소 늦었지만, 경제 산업성을 중심으로 2007년 시동을 위한 작업이 추진되었다. 유통업체들도 대체적으로 전향적인 검토를 하고 있어 GDS 도입이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2. 미국 유통 비즈니스 변화 

미국에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나 신종 업태의 유통환경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유통혁신이 발생하는 이유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시장 한계나 법적 규제가 적고, 유통망이 복잡하지 않아 새로운 사업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일본에서는 지역 상점가의 반대로 당초 계획에서 출점까지 10여 년 가까이 소요되는 예가 상당히 많다. 참고로 미국의 유통구조에서는 일본의 대형 도매업체 같은 중간유통을 지배하는 기업이 적기 때문에 소매업체가 물류를 담당하는데, 소매업체가 물류를 직접 담당할 수밖에 없다면 점포가 늘어날수록 효율은 향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우위에 있는 신업태나 사업 모델이 일시에 보급된다. , 시대에 맞는 업태나 사업 모델의 변화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것이 미국 유통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입지의 한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으나, 시장 성숙에 의한 세분화와 체인 운영 등에 의한 다점포 전개로 입지 한계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출점 여지를 확대하기 위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도 새로운 업태 포맷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로 대도시에서만 성립했던 백화점이 상품구색 및 고객 서비스 레벨을 낮추고 체인 운영 도입으로 비용구조를 바꾸어 교외형 몰(Mall)의 핵 테넌트로 출점할 수 있게 된 것이 한 사례다.

 

유통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등장했을 때의 혁신성이 줄어들고, 조직, 구조의 경직으로 대응능력이 둔화되어 소비자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 결과 새로운 업태에 의해 밀려나게 되고 신업태의 경쟁이 또 다시 진행된다는 이론이소매 차륜설인데, 경쟁의 저해요인이 적은 미국에서는 소매 차륜설 이론 그대로의 사례가 발견되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GMS인 시어즈나 할인매장인 K마트가 이에 속한다.

 

흔히 자유화가 진전된 업계에서는 최상위 기업이Winner take them all로 이익을 독점하고, 2위는 약간의 이익을 내며, 3위가 되면 존립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한다. Rule of Three로 불리는 이 법칙에 따르면 생존을 위해서는 상위 3개 사에 이를 때까지 수평 통합이 계속된다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자유화가 진행된 업태 카테고리에서 상위 3개 사에 의한 시장집중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해외 진출의 경우 지역성의 문제나 월마트의 강점인 물류 중심의 EDLC(Everyday Low Cost)를 활용하지 못하여 고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강한 구매력과 국제 조달망을 갖춘 월마트라 해도, 할인매장 업태에서는 진출한 국가 내의 점포규모가 일정 이상이 되지 않으면 비용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구매력만의 효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을 살려 지역 특성에 지속 대응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소매업체들이 EDLC로 압도적인 비용 경쟁력을 갖춘 월마트와 직접 대결하여 이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로 인해 경쟁기업들은 어떻게 월마트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가령 완전히 동업태인 할인매장이나 슈퍼센터 업태의 타깃(Target)은 패션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예로 미국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달러 스토어(Dollar Store) 업태는 월마트와 점포 규모가 완전히 달라 상권이 중복되지 않는데, 업태마다 최적의 입지가 있듯이 달러 스토어는 이류 입지에 있고, 쉽게 들를 수 있다는 편리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아무튼 미국의 유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시장이 크고 규제가 적은 미국의 유통업은 업태혁신을 반복하면서 성장해 왔는데, 개별기업의 쇠태, 업태의 변천은 그대로 일본 유통업에도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적대적 M&A가 가능했다는 점도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부터 일본도 M&A의 활성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에서 참고가 된다. 앞으로 유통구조 변화의 중심은 인터넷 채널과 기존 점포와의 멀티채널 전략이라 할 수 있다. 

 

 

3. 유럽 유통업의 변화 

유럽은 일본과 달리 도매업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유통구조상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과거 제조업이 소매업 점포의 판촉지원이나 진열대 제안, 재고관리 등 원래 소매업이 해야 할 업무 영역에 깊이 관여했던 점은 유사하다. 이 같은 현상이 가능했던 것은 소매업에 비해 제조업의 과점화가 더 진전되어, 어떤 의미에서 제조업이 제조-판매-배송의 유통구조를 컨트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소매업의 과점화가 급속하게 진전되어 슈퍼마켓 시장에서는 상위 5개 사의 과점화율이 80%를 넘어선 나라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제조업의 과점화율보다 오히려 소매업의 과점화율이 높아지고 유통단계에서의 위상이 높아짐으로써 소매업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고 하겠다. 그 결과 PB(Private Brand)의 공동개발이라는 형태로, 본래 제조업이 담당해야 할 마케팅 및 연구개발, 생산이라는 영역에 소매업이 깊이 관여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흔히 이야기되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형의 종래 비스니스 모델(Push)이 소비자 기점의 Pull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는 흐름을 유통구조 측면에서 바라 본 결과일지도 모른다.

 

유통기능을 누가 담당할 것인가를 유통지배라고 표현한다면, 유럽에 있어서의 변화를 소매업의 수평 통합 진전에 따른 과점화와, 이와 함께 병행적으로 진행된 느슨한 수직 통합으로서 PB화의 진전이 단순히 PB화율의 증대에 머무르지 않고, 유통구조상의 전통적인 전방산업 지배에서 후방산업 지배로의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4. 유통구조 전망을 통한 소매업에의 제언

첫째, 소매업은 스파이럴형 성장을 추구해 온 대형 소매업과의 싸움이 될 것인데, 미래의 생존을 위해서는 중견 중소업체들의 합종연횡에 의한 새로운 체인을 창조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뿐 아니라, 대형 체인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우세 지역(Area Dominant) 방파제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IT 플랫폼 연계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급사슬(유통과정)상에 그다지 의식되지 않았던 불필요한 비용들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거함으로써 제조-배송-판매 모두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제조-배송-판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협력 실현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공통화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그래서 GDS가 곧 추진될 예정이다.

 

셋째, 수직 통합을 실현하는 과학적 거래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기업 협력의 토대가 되는 플랫폼만 있다고 해서 공급사슬 최적화에 의한 불필요한 유통 비용 절감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학적 거래를 실제로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거래 과정의 비용을 가시화하고 회전율, 교차비율, 납품률, EDI율과 같은 거래 실적(Score Card)이나 거래형태별 요금표를 보면서 상담할 수 있는 규정과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대 고객 창구로서의 소매업체가 상품 제작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짧아진 상품수명주기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공급 면에서의 기능 정비의 필요성은 높아지는데, 이를 위해 전략적인 수요 체인의 구축이 필요하다.

 

다섯째, 업무영역 붕괴와 수직 통합 진전에 따른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도 필요하다. 카테고리별로 사업이 강화되면, 각 카테고리의 자주성이 높아지게 되고, 복수의 카테고리를 갖는 소매업체에서는 새로운 지배구조의 양상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역으로 지배구조를 새롭게 함으로써 각 사업의 강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 또한 사업의 강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 즉 카테고리 단위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외부 파트너로 위탁을 검토하는 것도 악화를 막는 처방전이 될 것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 지음

매경출판(), 20082월,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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