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을 석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선 기업들이 가진 공통된 패러다임

 

1위의 패러다임

 

 

1장 컨셉을 생명처럼 여겨라

산토리 - 포카리스웨트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선 신체균형음료 [DAKARA]

일본의 음료시장 규모는 소매가격으로 약 45천억 엔으로 맥주나 기타 주류와 거의 맞먹는 거대시장인데, 매년 1,000여 개나 되는 새로운 아이템이 태어나 이듬해까지 살아남는 것은 3종 정도에 불과한 경쟁이 극심한 세계이다. 특히 스포츠음료의 경우 그때까지 오츠카 제약의 포카리스웨트가 연간 약 6,000만 상자, 일본코카콜라의 아쿠아리스가 연간 약 5,000만 상자로서, 시장의 90퍼센트 이상을 이 두 음료가 차지하는 과점상태가 20년 이상 계속되어 다른 회사가 파고들 틈이 없었다. 그러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DAKARA, 판로의 20퍼센트를 점유하는 편의점에서 이미 포카리스웨트를 앞서며 정상으로 나섰던 것이다. 판매 2년 만에 메가브랜드의 칭호를 획득함과 동시에 2대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시장혁명이 가능했던 것일까?

 

승부 포인트  - 브랜드 속에 혈액을 부어넣기 위해 각 부문이 같은 배를 타다

개발팀이 발족한 것은 1996년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철저하게 주력한 것은 새로운 브랜드를 위한 컨셉만들기였다. 산토리에서는 기획부가 기획을 하고 디자인, 홍보, 제조 등 각 부문이 순서대로 각각의 업무를 담당하는 흐름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DAKARA의 개발팀에 모인 얼굴들은 넥타이 차림이나 캐주얼 셔츠에 청바지, 흰색 실험복 등 말 그대로 혼성부대였다. 브랜드매니저를 비롯하여 마케팅담당자,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성분연구원 등 8, 9명이 전문영역을 넘어서 첫 단계인 컨셉만들기 단계에서 팀을 결성한 것이다.

 

승부 포인트 ‚ - 세 가지 하지 않는다는 규칙으로 팀의 행동규범을 설정

팀 편성과 동시에 이색적이었던 것은 개발팀의 운영방법이었다. 컨셉만들기를 시작하기 전에 리더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세 가지 규칙을 부과했다. 섣불리 상품이름을 생각하지 않는다, 섣불리 디자인하지 않는다, 섣불리 음료를 만들지 않는다. ,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컨셉을 결정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팀의 철칙으로 세운 것이다. 더불어 각 부문의 이기주의를 배제하는 의미도 있었다.

 

승부 포인트 ƒ - 조사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소비자를 살피다

팀원들은 회사 밖으로 뛰쳐나가 다양한 장소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솔직한 한 마디를 구했다. 조사요원들에게도 매일 어느 시간에, 어떤 음료를 무엇과 함께 마십니까?를 아주 상세히 기록하게 하는 일기조사를 시켰다. 이 일기조사와 현장에서의 체험이 결국 개발프로젝트의 방향을 크게 전환하게 만든다.

 

승부 포인트 „ - 표면적인 컨셉의 허구를 벗고, 진정한 컨셉을 찾아냄

개발 3년째인 98, 팀은 2대 브랜드(포카리스웨트와 아쿠아리스)를 철저하게 분석하며 배우는 일부터 재출발했다.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탁한 기운을 띤 무색이었다. 모유처럼 나를 치유해주고 지켜주는 요소가 두 브랜드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팀은 MOTHER(모성) 음료라는 개념을 도출한다. 이것이 새로운 컨셉만들기를 위한 생각의 베이스가 되어, 이후 구체적인 컨셉 작업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포카리스웨트의 약점을 발견하겠다는 방식이 아닌, 포카리스웨트에 대해서 누구나가 느끼고 있으면서 드러나 있지 않은 그 무엇, 즉 포카리스웨트가 가진 내재적인 강점을 파악하고 스포츠음료의 본질을 발견하여 그것을 자사 상품의 강점으로 철저하게 살리자는, 경쟁 상품이 아닌 그 너머에 있는 고객의 마음에 접촉하려고 노력했다. 포카리스웨트에서 시작하여 타사 제품에 없는 것으로서 떠오른 것은 바다, 어머니, 이라는 세 가지 이미지였다. 팀은 그 가운데서도 영향력이 강한 에 집중했다. 이것에 기쁨, 안심의 감각을 더해 간호사, 학교의 보건실, 집의 구급상자라고 하는 구체적인 제품이미지에 도달했다. 그 후 팀원들은 간호사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병원을 드나들며 간호사들을 관찰하고, 편의점 직원이 되어 사람들의 식생활의 불건전성을 좀더 가까이서 채집했다. 그것은 음료의 성분에 관하여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일 이상으로 불필요한 것의 배출에 중점을 두는, 과거에 없던 상품 만들기로 연결되었다. 이렇게 하여 산토리의 독자적인 상품 <생활의 동반자 DAKARA>가 탄생한다.

 

2장 지식을 끊임없이 순환시켜라

캐논 -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완전히 석권한 [IXY DIGITAL]

캐논은 전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20퍼센트의 점유율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19퍼센트인 소니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약진의 기폭제가 된 것이 <IXY DIGITAL> 시리즈의 히트다. 독자적인 질감을 가진 초소형 금속 본체 속에는 조직에 축적된 지식을 철저하게 활용하는 캐논 방식(CANON WAY)이 가득 들어 있다.

 

승부 포인트  - 주요 부품을 독자기술로 해결하다 : 1998년 뒤처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디지털카메라 <Power Shot A5>가 투입되었다. 당시로서는 경쟁제품 중 최소최경량이었으나 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연이어 발표한 후계 기종도 형세를 역전할 만큼이 못되어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불운의 시대에도 팀은 독자적인 기술에 집착하여 거의 동일한 멤버로 연구개발을 참을성 있게 계속했다. 전형적인 예가 빠르고 섬세한 화상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영상엔진이라고 하는 독자적인 영상처리 프로세스다. 프로세스를 사서 쓰는 방법도 있지만, 화상의 최적화를 독자적으로 이루기 위해 개발프로세스를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캐논의 DNA인 것이다.

 

승부 포인트 ‚ - 개발팀의 소재지를 바꾸지 않고 지식을 유지시키다 : 두 번째 주목할 점은 개발팀의 조직상의 소속이 최초의 카메라사업 본부에서 연구개발본부, 주변기기사업본부, 일시적으로 상품개발본부를 거쳐 사장 직속으로 몇 번이나 바뀌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소재지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명함의 글자는 바뀌었어도 일하는 장소는 늘 같았다. 필름카메라팀과 장소가 근접해 있어서 100명 정도의 부원들도 일부는 옮겨가기는 했지만, 거의 전자스틸카메라의 흐름을 잇고 있었다. 즉 조직의 지식이 맥이 끊긴다거나 축적된 지식이 흩어져버리는 일이 없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승부 포인트 ƒ - 철저한 대화를 통해 정말 필요한 것을 추구하다 : 디지털카메라에 최소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중심 사양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기능을 줄이면 더 작게 만들 수 있는가? 작지만 이 부분이 좋지 않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만족하는 최고의 조화는 어디에 있는가? 팀원들은 이에 대해 그칠 줄을 모르고 갑논을박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형성된 그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카메라, 만들어야만 하는 카메라에 대한 애착이 스스로 조건을 한층 더 까다롭게 하고, 거꾸로 그것이 구성원들의 지식 DNA를 활성화시켰다.

 

스즈키 - 중국산 저가 공략을 단숨에 잠재운 50CC 스쿠터 [쵸이노리]

중국이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세계의 공장으로서 군림하는 이 시대에, 경쟁력을 지닌 창조적인 비용절감의 영역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지향적인 제조업의 하나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일본산으로 대당 59,800엔이라는 종래의 절반에 가까운 낮은 가격을 실현시킨 스즈키의 50cc스쿠터 <쵸이노리>.

 

승부 포인트  - 고객의 최대공약수에 맞추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지니다 : 쵸이노리의 개발은 원점으로 돌아가 자전거에 엔진을 다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발상, 즉 차체 전체를 부품으로 덮는 발상이 아니라, 거꾸로 뼈대만 남겨놓고 필요한 부품만을 붙여가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이에 대해 상품기획을 담당했던 나카무라 계장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고객의 최대공약수에 맞추어서는 도저히 벽을 깰 수 없다. 역까지 2킬로미터 정도 이동하는 데 자전거보다 편하면 그만이다. 이용 상황을 한정함으로써 가치관이 재설정되었던 것입니다.

 

승부 포인트 ‚ - 일부러 고품질의 부품을 사용하여 부품을 줄이는 발상을 도입하다 : 저비용화의 지혜와 연구를 하나하나 쌓아 올려가는 것과 동시에 역전의 발상이 행해졌다. 엔진에 일부러 고성능 자동차와 똑같은 기술, 50cc스쿠터에는 지나치게 고급스러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그 성능을 살리고 반대로 주변부품을 줄이려고 한 것이다. 그것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실린더 내면을 도장하여 방열성과 마찰성을 높이는 기술이었다.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예전에는 레저용이나 대형 오토바이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도장 작업시간을 5분의 1로 단축시키는 획기적인 신기술이 개발되어 저비용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 고속 도장기술은 4륜 자동차용으로 여겨지던 것이었지만, 마침 타이밍이 맞아 서둘러 도입하게 되었다. 그 결과 냉각 팬이 필요 없어지는 등, 엔진의 경량 및 콤팩트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용절감을 위한 기술혁신의 성과가 프로젝트와 잘 맞아떨어져, 고성능 저가엔진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었다.

 

승부 포인트 ƒ - 최고경영자가 현장에 내려와 지시를 하며 멤버들을 고무시키다 : 스즈키 회장은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일 때도 현장에 자주 내려가 시험 모델을 보며 멤버들에게 지시를 내리곤 했다. 원래 현장주의로 유명하지만 쵸이노리는 그가 명명할 정도로 관심이 보통이 아니었다. 제조업에 있어서 그 자신의 철학을 구현하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스즈키 회장에 대한 인상을 나카무라는 이렇게 말한다. 직접 시험용을 타보고 발판에 다리를 올려놓으며 감촉을 확인하고, 앞쪽을 1센티미터 정도 폭을 더 늘려도 되지만 뒤쪽은 줄여도 된다면, 그 자리에서 지시를 내립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비용의 절약으로 연결됩니다. 그것이 고객의 이상과도 맞는지 어떤지까지 늘 관찰합니다. 사고의 방향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보이면서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3장 주체적인 참여 패러다임을 만들어라

후지쓰 -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완전 컬러 [PDP TV]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은 패널 TV의 급신장에 힘입어 일약 각광을 받게 된 최첨단 장치이지만, 후지쓰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20년 간은 숨어서 하는 연구와 규칙 무시, 무상의 협력 등 너무나도 인간다운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은 현재 후지쓰연구소에서 펠로(간부대우, 기술직)의 칭호를 가진 시노다이다. 입사 이후 일관되게 PDP개발에 투신해온 발자취는 시노다의 삶 바로 그것이다.

 

승부 포인트  - 몰래 시작하여 실물을 만들어보임으로써 상사의 마음을 움직이다 : 시노다는 73년 후지쓰에 입사하여 아카시공장에 있던 연구소에 배속되어 단색 PDP 연구에 몰두했다. 집에 돌아가서도 매일 심야까지 전문서를 읽었다. 수년 후 단색 PDP에 대해서는 연구소에서 다룰 수준의 테마가 거의 없어졌다. 앞으로는 컬러다!라며 분발하려는 그의 뜻과는 달리 연구소는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개발로 옮겨가게 되었다. PDP의 컬러화는 불가능이 당시의 후지쓰 내부의 결론이며 다른 연구기관도 단념하는 방향이었다. 거기서 시노다는 결단을 한다. 컬러화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결국 PDP 그 자체가 없어진다. 어떻게 해서든 컬러 PDP를 만들어 보자. 시노다는 일이 끝난 후 혼자 남아 몰래 컬러화 연구를 시작했다. 상사에게는 비밀로 한 몰래 연구였다. 이후 시노다는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여 고투 끝에 5인치 크기의 작은 시험용 패널을 만들어 적색, 녹색, 청색으로 12개의 () 자를 빛나게 했다. 상사는 놀라움을 표시했고 컬러 PDP는 다시 연구소의 정식 테마가 됐다.

 

승부 포인트 ‚ - 꿈을 키우고 꿈이 공감을 부르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 시노다의 꿈과 주변 팀원들의 인간력의 결과 1992년 드디어 기술이 완성되었다. 이듬해 양산개시. 세계 최초의 21인치 완전컬러 PDP 1,000대는 뉴욕증권거래소에 반입되었다. 이후 여러 회사가 참여하여 마침내 벽걸이 TV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시노다는 지금도 초대형 PDP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입사 이래 30년 간 어떻게 한 가지 테마를 계속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일까? 시노다는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주변에 많은 협력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시노다가 모르는 무대 뒤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카시공장 개발부장은 비공식으로 허용한 연구가 본사에 알려져 호출되었지만, 조금만 더 하면 세계 최초의 기술이 완성된다며 까딱도 하지 않았다. 야마모토 사장(당시)은 당초 PDP 개발에 반대했지만, 시노다를 지키려는 간부들의 목소리를 꺾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은사인 우치아케는 국제학회에서 발표의 기회를 주는 등 제자를 측면에서 줄곧 지원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아이를 키우는 것과 똑같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감동을 느끼는 것처럼, 단계마다 감동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되었고 꿈이 자랐던 것입니다.

 

4장 개인이 재능을 발휘할 무대를 만들어라

미쓰칸그룹 - 냄새 안 나는 낫토로 시장점유율 1위를 넘보는 [니오와낫토]

개인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며 지식을 창조해야 하는가? 하나의 바람직한 모습으로서, 지적(知的) 운동가라고 부를 만한 인재상을 소개하기로 하자. 그 인물은 제자리걸음을 하던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개발을 명령받아 멋지게 히트시켰다. 상품은 낫토(콩을 발효시킨 건강식품. 전통적인 일본음식의 하나지만 발효성분의 강한 냄새와 끈적거리는 특성 때문에 전혀 먹지 않는 사람이 많다)였다. 회사는 창업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식품대기업 미쓰칸이다. 미쓰칸은 식초로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발효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주인공이 없었다면 기술이 시장의 니즈와 연결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만 그 마케터도 처음부터 니즈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며, 수맥을 발견할 때까지는 하루하루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승부 포인트  - 출발점은 비고객을 고객화하자는 전략이었다 : 미쓰칸에서는 이전부터 업무용 낫토를 소규모로 생산하고 있었지만, 1997년 이바라키 현의 낫토메이커인 아사히식품을 인수하여 가정용 낫토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이듬해 금싸라기 브랜드를 발매한다. 그러나 실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터로 기용된 사람은 동경지사에서 다양한 건조식품을 준비중이던 아라미였다. 주어진 테마는 낫토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의 개발이었다. 아라미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머리보다도 언제나 몸이 먼저 움직였다. 사은품으로 쓸 다양한 카드를 주머니에 채워넣고 밖으로 나가, 도심의 번화가에 서서 카드를 들고 혼자서 몇 시간이건 앙케이트 조사를 했다. 그런 고객중시의 자세를 통해 아라미는 낫토가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 소비자가 먹는 빈도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대량소비고객의 소비량이 시장의 9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비고객을 공략하더라도 처음엔 소비량이 많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보다 더 아라미의 가설을 깨트린 것은 비고객 자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낫토에 관해서 냄새가 안 난다, 모든 영양소가 들어있어서 하루에 한 개 먹으면 된다, 미인이 될 수 있다. 등등 말도 안 되는 것까지 포함시킨 답변 목록을 늘어놓고, 어떤 낫토라면 먹고 싶은지를 5지선다로 물었더니, 중앙의 어느 쪽도 먹지 않겠다를 벗어나는 답변이 하나도 없었다. 낫토를 먹지 않는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안 먹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비고객을 고객화한다는 생각을 버렸다.

 

승부 포인트 ‚ - 가설이 깨지면서 시장의 진실을 알게 되다 : 비고객이 아니라면 대상을 대량소비고객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애호가를 대상으로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가? 그때 마침 본사의 연구실에서 시험용 상품이 만들어졌다. 냄새를 줄인 낫토였다. 하지만 아라미는 그것을 상품화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대상은 대량구매고객이다. 애호가는 낫토의 냄새를 좋아한다. 팔릴 리가 없다. 차별화한다면 냄새 이외의 것으로 특징지어야 했다. 아라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가설도 멋지게 뒤집혔다. 소비자 테스트 결과 냄새를 없앤 낫토 쪽으로 대량소비자들이 점점 모여들었던 것이다. 여기서 아라미는 마침내 시장의 진실을 깨달았다. 대량소비자들도 식후에 입안에 남는 냄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심리를 갖고 있다. 그러한 사실을 파악한 것이 이 상품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승부 포인트 ƒ - 고객 손에 한 번 쥐어주려고 철저한 충격전략을 구사하다 : 아라미는 발매를 위해 마케팅전략을 가다듬었다. 낫토는 소비자의 구매빈도가 높고 금방 먹어버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소 맛이 떨어지더라도라는 생각으로 진열된 상품을 시험적으로 구입하곤 한다. 그래서 무조건 단 한 번이라도 진열해주도록, 그리고 소비자의 손에 한 번이라도 쥐어주도록 전략을 오로지 충격이라는 컨셉 하나에 맞추었다. 이름도 한 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니오와낫토로 정했다. 포장은 일부러 음식 이미지와는 반대인 검정색으로 눈에 띄게 했다. 그리고 TV 광고로는 영화배우 미야모토를 브랜드 얼굴로 기용하고, 기억에 남는 광고송으로 상품명을 연이어 부르게 했다. 광고도 일반 신상품의 두 배로 했다. 점포에서의 판촉에도 대량의 경영자원을 투입했다. 그리고 20003, 중부지구 한정발매를 하자 전략이 맞아떨어져 3개월 만에 나고야지구의 정상품목이 되었다. 조사를 해보니 예상대로 대량소비자가 구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전국발매를 결단한다. 나고야에서의 성공담도 한몫해서 3개월째엔 업계 전체의 품목별 점유율에서 1위를 획득했다.

 

5장 모든 진실은 생활 속에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 애니메이션 흥행에서 디즈니를 앞서 1위로 나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흥행수입 303억 엔(한화 약 3,300억 원). 일본 영화사상 최고기록을 세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째서 히트를 한 것인가?

 

승부 포인트  - 모든 소재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일상에서 생겨나다 : 지브리에 출입하는 은행직원이 있었다. 그는 불량채권관리를 담당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지브리에만 오면 편안하고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고, 가족이야기를 할 때면 상냥한 아버지 얼굴이 되었다. 이 은행직원을 좋아하던 미야자키가 영화제작을 시작한 어느날 프로듀서에게 말을 꺼냈다. 저 사람이지? 스즈키. 뭐가요? 유바바(거대한 목욕실을 지배하는 욕심 많은 마녀지만 자신이 몹시 사랑하는 아이 앞에서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됨)의 모델 말이야. 이 대화로 캐릭터가 정해졌다. 미야자키의 대화 상대는 스즈키 없이는 미야자키가 없다라고 불릴 만큼, 대히트의 주역인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였다.

 

승부 포인트 ‚ - 감독 vs 프로듀서의 창조적 대립이 대 히트를 낳다 : 1941년에 태어난 미야자키 감독과 일곱 살 연하인 스즈키는 매일 1시간 정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일과다. 화제의 중심은 지브리 내의 특정인물 이야기. 그 친구 요즘 힘이 없어 보인다든가 누가 누구랑 친하다든가,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는지를 경쟁한다. 미야자키의 입버릇은 스즈키 자네는 알고 있어?이다. 그러고는 상대방이 먼저 알고 있으면 분해한다. 이 대화 가운데서 기획이나 등장인물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줄거리 만드는 일도 마찬가지다. <센과 치히로>의 경우 공개하기 1년 전인 200053일 국경일, 우연히 두 사람이 스튜디오에 있었던 일을 통해 변화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스즈키는 이렇게 말한다. 저에게 최대의 일은 미야자키 감독의 아이디어에 간섭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제 자신이 편집자였다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초의 관객입니다.

 

승부 포인트 ƒ - 디즈니와는 정반대인 지브리의 영화제작 방식 : 지브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제작이 시작되기 전까지 반년 간(028~032) 휴업하고, 직원들에게는 급여의 3분의 2를 지급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주었다. 이 휴업은 그들이 지브리의 직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가도 통하는 훌륭한 직업인이 되라는 생각에서였다. 지브리 자체도 조직을 확대할 생각도, 돈을 벌 생각도 없다. <센과 치히로>의 대 히트로 벌어들인 것도 재건중인 도쿠마서점의 채무변제에 모두 충당되었다. 이렇게 보면 지브리는 애니매이션을 제작하는 기업이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미야자키와 다카하타의 작품을 만든다고 하는 목적과 영화만들기에 대한 애착이 공유된 하나의 연동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일 변화하는 지엽적인 일상 속에서 기획을 만들어내고 대화를 하면서 발전시켜 각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해간다. 이 연동체가 출자, 협찬기업 등의 위성군을 끌어들여, 고객을 향한 공감의 물결을 넓혀간다. 그 물결은 바다를 건너 <센과 치히로>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황금곰상에 빛났으며, 더욱이 2002년 가을부터 디즈니가 배급을 맡아 전 미국에 공급되어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부문상을 수상했다.

 

디즈니와 지브리는 무엇이든지 대조적이다. 디즈니는 글로벌시장을 전제로 프로듀서가 모든 기획을 결정하면, 여러 명의 시나리오작가가 각자 각본을 쓰고 그 여러 개의 각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만을 추출하여 하나로 만든다. 캐릭터만들기도 마찬가지로 분업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원도 기간도 비용도 비교할 수 없다. 스즈키의 말이다. 디즈니는 거대 공장이고 우리는 마을의 작은 공장입니다. 그러나 디즈니가 부럽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꾸로 디즈니 사람이 이쪽에 오면 지브리가 부럽지?라고 자랑합니다. 여기에서는 직원들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안다고 말이죠.

 

61위는 패러다임이 다르다

성장하는 기업에는 지식창조의 패러다임이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열세 가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모두 주체적 참여를 지속하면서 추구하는 바를 필사적으로 실현하려고 한 것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생각이 원점에 있었기 때문이며, 그것은 방관자와는 아주 대조적인 주체적 당사자, 즉 실존자의 모습이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열세 가지 사례의 주인공들은, 방관자로 지내는 편안함에 어느 틈엔가 익숙해져 실존자로서의 삶의 방식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그것은 분명히 잘못되었음을 가르쳐주며, 되찾아야 할 진정한 실존자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직접경험으로 있는 그대로를 지각하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체험한다. 매개를 배제하고 현실에 한없이 다가가서 암묵적 지식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오늘날 우리들이 어딘가에서 잊어버린 지식을 만드는 법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다. 직접경험이 어째서 중요한가? 직접체험을 통해야만 우리의 지각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는 행위이다. 즉 상대의 시각 속에 들어가 그의 행위를 언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느껴보는 체험이다. 우리는 직접경험을 통해서만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은 너무나도 분석의 세계에 들어가버린 나머지 직접체험에서 멀어져 버렸다. 그리하여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를 못한다. 분석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각과 비교하여 압도적인 한계가 있다. 이노베이션의 원천은 어디까지나 직접경험에 있으며, 현장에 나가 직접 경험하며 얻은 직감에는 분석으로는 도저히 얻어낼 수 없는 무한한 가치가 존재한다.

 

()의 세계와의 공통점

우리들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얼마나 고객이나 시장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을까? 분석은 도구만 있으면 누구라도 똑같이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답 외에는 얻을 수가 없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있는 그대로 보고 직감하는 주관적인 세계는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갈 수가 있다. 분석의 노예로 변한 방관자적 입장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 지각과 신체적인 감각을 통해 주관적 체험을 해야 한다. 분석적인 인식이나 사고를 일시 정지시켜 바구니에 담아두고, 일체의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행위는 새로운 세계로 내딛기 위한 첫걸음이다.

 

진선미의 심미안으로 가설창조력을 키워라

현장에서 발생한 다양한 일들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다음은 내 안에 솟아오르는 아이디어를 컨셉으로 표출할 필요가 있다. 이때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이노베이션을 향해 지금까지 없었던 컨셉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설 설정이라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열세 가지 사례의 주인공들이 세운 다양한 컨셉은 모두 그들의 가설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완전히 고객의 입장에 서서 이런 것이라면 꼭 갖고 싶다고 발상한다.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믿고 이곳을 이렇게 바꾸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이것이 실현가능한 제품이라면 고객도 반드시 갖고 싶을 것이다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이러한 가설 없이 새로운 지식의 창조는 불가능하다.

 

모순을 통합하는 변증법적 지식경쟁력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변증법을 실천해왔다. 이들은 상품개발 컨셉에 있어서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개념을 양립시키고, 매트릭스형 조직의 가로와 세로를 연결하는 부분에 서서 창조성 대 효율성, 종적인 심층연구와 횡적인 전개 등의 대립을 통합한다. 전체와 개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일즉다-다일즉의 관계를 실현한다. 이는 흑백 대결도 타협도 아니다. 전인적인 대화를 통해 대립을 살리면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지식을 생산해가고 있다. 모순을 통합해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당사자들이 지각이나 신체감각을 통하여 친근감을 심화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뜻을 합쳐가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분석적인 사고도 충분히 기능하도록 만든다. 이처럼 유연한 균형 속에서 이노베이션이 생겨난다.

 

지속적 성장기업의 패러다임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적 성장기업이 될 수 있는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해보자. 우선 기본요소는 비전, 대화, 실천, 무대, 환경 등 다섯 가지다. 비전은 지식창조의 방향을 결정짓는 커다란 이상이며,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실존적인 물음에서 출발하는 절대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비전을 지니고 암묵적 지식(주관)과 형식적 지식(객관)이라는 두 유형의 지식이 상호작용하는 접점이 구성원들의 대화실천이다. 대화는 서로의 암묵적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공동체험을 이끌어내고, 언어화가 곤란한 암묵적 지식을 형식적 지식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실천은 형식적 지식이 구성원 개개인의 피와 살이 되어 새로운 암묵적 지식으로 내면화해가는 과정이다. 형식적 지식은 그것이 생겨난 문맥으로부터 일단 떨어져 나오지만, 실천을 통하여 특정 문맥과 재결합함으로써 생생한 의미를 지닌 지식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러한 비전과 대화와 실천의 삼위일체적 연동이 일어나는 곳이, 공유된 역동적인 문맥으로서의 무대이다. 특정한 경험으로 신체감각이나 정신적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암묵적 지식은 무대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암묵적 지식은 현장 속에 들어가 환경에 묻혀 있는 지식을 이용함으로써 얻어진다. 한편 암묵적 지식에서 전환된 형식적 지식은 환경으로 방출됨으로써 외부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환경은 잠재적인 지식의 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시장을 경쟁의 무대가 아닌 파트너(고객, 부품공급자, 경쟁상대)와 함께 지식을 창조하는 공동창조의 무대로 인식한다면, 지식의 저수지와의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다.

 

 

노나카 이쿠지로, 가쓰미 아키라 지음

북스넛, 20051월,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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