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살부터 경영자로서 사업을 결심했다

나는 10살부터 사업을 결심했다

 

 

1장. 창업으로 이끌어준 아버지의 가르침

 

혜택을 본 기업에 돈을 던져주는 것이 비즈니스

열 살 때부터 창업을 꿈꿨다. 이런 내 말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했다. 훗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주 질문을 받게 되자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두 가지의 확실한 이유가 떠올랐다. 첫째, 나는 공부보다, 빨리 사회로 나가 사업을 하는 것이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시 내가 생각하던 비즈니스의 근본은 이런 것이었다. 내 회사가 만든 상품이 고객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혹은, 내 회사의 서비스 덕분에 고객의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고객들, 즉 유권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 대신 돈이란 형태로 던져주는 것이다. 그것이 비즈니스의 근본이다. 둘째, 아버지가 사업가였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게 큰 영향을 미쳤다. 어린 시절 내 기억 속의 사장은 안정성이 없는 신분이었다. 사업가의 딸로서 겪어야 했던 엄청난 일과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불행에 둔감한 것은 내가 가진 커다란 장점이자 특기 중 하나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불행의 시작이라고들 한다. 나는 이런 가르침을 가족에게서 받았다.

 

빚을 갚는 데도 우선순위가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만약 내 회사가 망한다면 빚을 어떤 식으로 갚아야 할까? 아버지의 질문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럴 땐 말이야, 회사가 올린 마지막 수입을 빚이나 채무가 적은 회사부터 순서대로 갚아나가는 거야. 왜죠? 예를 들어 빚을 갚아야 할 곳이 열 곳이라고 해보자. 빚이 많은 곳부터 갚아나간다면 두세 곳 갚고 나면 돈이 다 떨어지겠지? 빚이 그리 많지 않은 작은 거래처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될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아버지는 아마도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마라

축제가 한창인 어느 날, 가족이 시내로 외출했을 때의 일이다. 수다를 떠는 내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말했다. 히데코는 축제를 좋아하는구나. ? 내 수다에서 축제 얘기는 없었다. 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그게 무슨 의미예요? 히데코는 어렸을 때 축제를 무척 좋아했잖아. 그런데 요즘에는 축제가 끝난 뒤(상황이 끝난 뒤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는 의미)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서 말이지. 축제가 벌어지고 있을 때 할 수 있었던 일은 없었니? 그제야 나는 수다를 떠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때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든지 만약였다면 식의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 이후로, 모든 일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좋은 결과 나쁜 결과 모두 그 어떤 선택도 내 책임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계기가 됐다.

 

2장. 창업을 위한 선택, 취업

 

기를 쓰고 학교 가지 않아도 된다

우리 집안은 기본적으로 학교보다 집안 행사를 우선시했다. 가족 여행을 갈 때에도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을 골라서 가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평일이건 휴일이건 여행을 떠났고, 아무 부담 없이 학교를 쉬게 했다. 우리 집은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학교라는 존재에 의존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 부모님에게 학교란 것은 외동딸이 집에서 경험할 수 없는 집단생활이나 협동심을 가르쳐주는 정도의 존재였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없는 애정을 주셨던 어머니가 해주었던 두 마디의 말은 내게 근거 없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공부를 못해도 좋아. 우리에게 태어나 준 것만으로 엄마 아빠는 행복하단다.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단다.

 

내가 회사를 면접하라

내가 선택한 첫 직장은 유통업이었다. 당시는 취업원서만 내면 거의 합격하던 시절이었다. 주위 친구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에게 꼭 필요한 회사를 찾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가 나를 면접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회사를 면접하는 심정이었다. 유통업체 몇 곳에 응시한 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회사를 찾아냈다. 부인용 의류를 파는 회사로, 젊은 사람이라도 믿고 일을 맡겨주는 유연한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종종 목적을 상실하고, 목표를 목적으로 바꾸는 사람을 보곤 한다. 그러나 내 목적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꼭 바이어가 아니라도 목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목적과 목표를 착각하면 바이어가 되는 것이 목적이 돼 버린다. 이럴 경우 다른 부서로 갈 것을 제안 받았을 때 사표를 내 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몹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 목표를 내건 목적은 무엇이었나, 왜 바이어가 되려고 했나? 목적의 출발점에서 생각해보면 바이어가 되는 것만이 목적에 다가가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은 채 기분 좋게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런 자세가 결국은 목적지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3장. 회사원 생활에서 배우는 경영자의 기초지식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던 비결은?

처음에는 불안으로 가득했지만 선배들의 가르침 속에 결국 혼자서 20명 분의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어떻게?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가 진 것에 대해서 내 친구가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았다. 거북이가 중시했던 것이 정상에 오른 자신이었던 데 비해 토끼가 중시했던 것은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토끼는 거북이가 멀리 뒤처지자 안심하고 낮잠을 자버렸던 것이다. 실적을 올리려면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만약 내 라이벌 사원에게 이기는 것이 내 목표였다면 그 사원의 1.5배나 2배 정도의 매출밖에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디에 목표를 맞출 것인가? 이 시기가 목표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던 시기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못한다보다 한번 도전해보자

지점에 있을 때 나의 목표 달성치는 한 달에 100만 엔이었다. 어렵사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배인은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다음 달 목표는 200만 엔입니다. 난 항의했다. 지배인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해 주었다. 쓰루오카 씨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회사가 이런 목표치를 부여한 거예요. 회사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지 않아요. 순진했던 나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다. 왠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다.

 

어떤 일을 맡게 되었을 때 항상 나다움을 추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에게는 신입사원만이 가능한 발상, 여성에게는 여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생각, 여러분에겐 여러분만의 아이디어가 있다. 못한다거나, 능력에 부친다고 말하는 순간 인생에서 두 번 다시 그 일을 접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은 서투르지만 한번 도전해보자. 여러분도 부디 자신이 모르는 분야와 마주쳤다면 못한다는 생각 대신에 아직은 미숙할 뿐이란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이겨내길 바란다.

 

가능성의 폭을 넓힌다

의류업계에서 바로 창업으로 나아가는 방안도 생각했다. 하지만 사장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당시 내 나이 29살이었다. 완강하게 반대하던 사장도 결국 허락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난 왜 외국계 회사에서 더구나 회계 분야 컨설팅의 길을 걷게 됐을까? 의류업계는 소프트한 업종이다. 그래서 나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딱딱한 회사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난 당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던 회계 분야의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 옮기게 되었다.

 

천직이란 특정 직종이 자신에게 맞느냐의 여부가 아니다. 어떤 업종이라도 천직이 될 수 있다. 나는 삶의 목표와 방향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전직을 통해 스스로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다. 유통의 반대쪽 분야라 할 컨설팅으로 간 것도, 컨설팅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로 간 것도 나름대로 의미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변화의 폭은 다르지만 폭이 넓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의 폭을 넓히는 것은 도움이 된다. 방향성 없이 변화의 흐름에 휩쓸려 버리면 경험과 교훈을 쌓을 수 없지만.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에 도움을 주는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미흡해도 발표하라

국내는 물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할 때 꼭 필요한 능력이 발표력이다. 발표 내용이 좋건 나쁘건, 정확하건 부정확하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내 친구인 오다 씨는 최근 이런 말을 해줬다. 쓰루오카 씨, 앞으로는 NQ(네트워크 지수)가 높은 사람이 주목받게 됩니다. 그 사람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지요. 그리고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케이프 키퍼라고 부른답니다.

 

자신의 정보를 출력하면 자신의 지식이 고갈돼 버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출력하면 할수록 입력하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디 타인과 많은 정보를 공유하길 바란다. 많은 입력을 통해 성장을 꿈꾸는 분들은, 입력에 앞서 보다 많은 출력을 해야 한다. 출력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출력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입력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해 볼 것을 적극 권하고 싶다.

 

만남의 기술을 터득하라

만남의 기술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흔히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결정적인 장소나 시점은 가게 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판매원이나 영업사원은 매장이나 상담 장소를 가장 중요한 곳으로 생각한 나머지 그곳에서 온갖 수단과 인맥을 동원해 물건을 팔거나 상담을 성립시키려 한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장소와 시점은 가게를 나간 뒤인 것이다. 그리고 고객이 나간 뒤에 처할 상황을, 고객과 판매원이 공유할 수 있을 때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것이다.

  

새로운 직장이나 커뮤니티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해야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걱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대신 자신이 그곳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그들을 좋아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반응을 의식한다든가 먼저 무엇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운명을 그에게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여러분이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것은 장점이다. 그것은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딜리버리 능력을 계발하라

딜리버리 능력이란 전달하는 능력을 말한다. 딜리버리 능력이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예를 들어 한 베테랑 사원의 능력이 10이라고 하자. 하지만 딜리버리 능력이 낮아 고객에게 5만 전달된다면 어떻게 될까? 반대로 한 신입사원은 능력이 6에 불과하지만 그 6을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고객 입장에선 신입사원에게서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능력, 즉 스킬이나 테크닉의 바탕에는 딜리버리 능력이 필요하며, 딜리버리 능력의 바탕에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마인드(mind)스탠스(stance)가 있다. 능력이 우수한 사원이라 하더라도 마인드나 스탠스가 바르지 않으면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떤 업계나 회사에도 신입사원임에도 불구하고 큰 실적을 올리는 인재들이 있다. 그들은 분명 딜리버리 능력이 뛰어날 것이다.

 

샐러드 문화로 바꿔라

Think Straight, Talk Straight(곧바로 생각하고 곧바로 얘기하라). 내가 몸담았던 컨설팅 회사의 사풍을 잘 대변해주는 말이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대표 이사였던 데쓰로 씨로부터 Think Straight, Talk Straight를 추구하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차이에 대해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쓰루오카 씨, 앞으로 회사는 오싱코(절인 야채로 만든 반찬) 문화에서 샐러드 문화로 바뀌어야 해요. 알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샐러드 문화는 오이, 토마토, 상치, 샐러리 등 소재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드레싱이란 공통의 양념으로 버무려 최고의 상태로 만든 뒤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지요.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예요. 반면 오싱코 문화라는 것은 소재를 한 곳에 넣고 그 위에 무거운 돌을 겹겹이 쌓아 오랜 시간 소재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지요. 그 압력 속에서 소재들은 조금씩 맛을 내보내게 되지. 서서히 배어 나오는 맛을 만드는 문화라는 것이죠.

 

여러분의 회사가 오싱코 문화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신 여러분이 오싱코를 샐러드 문화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상사를 성장시키는 것도 부하의 임무 중 하나다. 여러분이 먼저 좋은 문화를 창조하는 일에 나서라. 사내 이벤트의 창시자가 되어보라. 여러분의 회사가 오싱코 문화 속에서도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면, 샐러드 문화로 진화할 경우 그 실적은 엄청나게 좋아질 것이다. 회사원이라면 무엇보다 상사를 신뢰하고 존경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상사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상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실행해야 한다. 그럴 경우 상사도 여러분을 신뢰하고 경의를 표할 것이다.

 

자신의 업무 원칙을 만들어라

하나, Open Mind(항상 마음을 열고)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타인이 아이디어를 모방할 것을 우려해 그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아이디어를 과감히 공개할 경우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보충해줄 많은 의견과 조언이 나올 것이다. 그런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좀 더 좋은 아이디어로 개선될 것이다. 비즈니스라는 것은 결국 인간관계의 구축이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대원칙은 자기 자신이 먼저 시작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웃어주기를 바란다면, 자신부터 먼저 미소 지어야 한다. 상대가 감사하길 바란다면 먼저 자신이 감사하다고 말해야 한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길 바란다면 여러분이 먼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라.

 

, Fun & Happy(즐겁고 행복한 방법으로)이다.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내 모토이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험악한 표정, 난감한 얼굴로 일하는 사람이 고난도의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만도 않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생산성이 더 높다. 맡겨진 일이 아무리 어렵고 까다롭더라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내야 한다.

 

, Stretch & Challenge(항상 조금씩 위를 향해 도전해 간다)이다. 어떤 과제를 부여받았을 때 못한다거나 자신이 없다는 생각 대신, 아직은 초보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도전하면 극복할 수 있다. 두렵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흥미가 있기 때문에 두려울 뿐이라고 생각하면 일이 즐거워진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하루하루가 즐거워진다.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어제와 같은 장소를 맴돌게 된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

외국계 기업에서 곧잘 듣는 말이 UP or OUT이다. 말 그대로 승진 아니면 퇴출인 것이다. 내 입사 동기 중 1년간 한 번도 프로젝트를 맡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컨설팅 회사에 입사할 정도의 능력은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1년간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대개 다른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바람직한 것은 스스로 일거리를 물어오는 것이다. 회사 간부가 일거리를 찾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프로젝트가 맡겨지지 않았다. 이렇게 남을 탓하는 사람은 퇴사하는 편이 훨씬 낫다.

 

입사 후 바로 승급과 승진했고, 시니어 컨설턴트가 되었을 무렵에 이사와 간부들은 이런 조언을 해줬다. 컨설팅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라면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는 모든 업계의 공통된 진리라고 생각한다. 새침데기 컨설턴트들이 많은 가운데, 나처럼 붙임성이 있는 유형이 드물었기 때문에 사랑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실제 한 고객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회사의 인재들은 참 다양하군요.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컨설팅 회사에서의 이 같은 작은 성공은 딜리버리 능력과 고객을 대하는 기술을 연마해온 데 대한 사회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4장. 제로에서 출발해 연매출 150억 달성

 

비즈니스 플랜 - 일단 시작부터 한 뒤 어떤 비즈니스를 할지 생각하다

나는 평소 그랬던 것처럼 쉽게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요? 그럼 해보자구요. 사이버 브레인즈라는 인터넷 벤처 회사는 이렇게 허술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생각지도 않던 기회가 찾아왔을 때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도전하자고 결심했다. 고교시절 선생님은 이렇게 가르쳐 주었다. 기회의 신()은 머리카락이 앞머리 부분에만 나 있어요. 그러니 기회라고 판단되면 바로 신의 앞 머리카락을 부둥켜 잡아야 해요. 주저주저 하다간 바로 지나쳐 버리고, 정신 차렸을 때는 신의 뒤통수밖에 보이질 않아요. 선생님의 좋은 가르침, 정말 감사드린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사업을 시작한 뒤 절실하게 느낀 것이었다. 오늘 시점에서 훌륭하다고 여겼던 것도, 내일이 되면 주변 상황 변화 때문에 쓸모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곧잘 빠지기 쉬운 오류가, 자신들이 고생을 하며 만들어낸 방법을 고집하거나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정성을 들였던 전술(커뮤니티 비즈니스)조차, 사업의 출발 시점에서 버려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후에도 수시로 회사의 방침을 바꿔야 했다. 자신이 생각해낸 방법에 집착해 비즈니스를 망치는 것이, 사원들 앞에서 방향 변경을 선언하는 것보다 더 망신스럽다. 이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시스템 도입을 일시 연기하거나 최악의 경우 폐기하는 것도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실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버릴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

 

인재 -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

창업 5개월 뒤에야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사원 채용도 시작했다. 인사는 내 담당이었고 인터넷을 통해 채용을 시작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60여 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응모자의 경력을 보니 모두 일류였다. 하지만 면접장에서 서로의 입장은 역전됐다. 입사 지원자가 자신을 소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경영진도 이 회사가 얼마나 훌륭한 회사인지를 설명해야만 했다. 최종적으로 세 명을 채용하게 되었다. 세 명 중 한 명인 나카타니 씨가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내왔을 때는 우리는 모두 놀랐다. 이쪽 회사의 인수인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입사 예정일보다 빨리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근 며칠 만에 창업 멤버 모두가 벤처캐피털사를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됐다. 우리가 그 업체로 향하는 사이, 회사에 남아 있던 나카타니는 가슴을 졸이며 기도했다고 한다. 프레젠테이션은 훌륭하게 끝났고, 우리는 나카타니에게 전화해 주었다. "잘됐어요. 안심하세요."

 

나는 면접할 때면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당신은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운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은 두 가지로 나뉜다. 저는 행운아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저는 복권을 사도 항상 꽝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사람을 채용해보면 자신이 행운아라고 답변한 사람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자금이 넉넉하다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면, 시간이 있다면,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등 현재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한탄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벤처 회사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것을 찾아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결국 팀을 이끄는 인재가 되고, 그런 인재 덕분에 조직은 발전하는 것이다.

 

회사도 인간처럼 성격이 있다. 기업문화라는 것이 바로 회사의 성격이다. 기업문화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회사는 사장이나 이사들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는 것이다. 회사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생물과도 같다. 그 점이 회사의 흥미로운 점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회사의 성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나는 하찮은 일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특성과 역할이 있을 뿐이며, 그 분야에서는 최고의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 초기 창업한 경영진보다 사원이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상황이 상당 기간 계속됐다. 연봉에 앞서 우리는 사원을 동료로 인정하고 신뢰하고 존경했다. 왜냐하면 각자 그 분야의 프로였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우수한 사람에게서 공감을 얻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장이나 경영진의 능력이 제일 뛰어나야만 한다면, 그 경영진보다 뛰어난 회사는 만들 수 없다. 회사는 사유물이 아니라 사회의 공기이므로, 회사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보다 많이 등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사람을 등용하기 위해서 회사는 더 많은 비전을 그들에게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자금조달 - 자본이 제로 상태에서 출발

우리는 자기 자본이 제로인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모아둔 저금을 털어 사업을 시작했다면 은행 계좌에서 나날이 돈이 줄어드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타인의 돈은 줄어들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돈을 어떻게 끌어 모아야 하는지 아는 강점을 갖고 있었을 뿐이다. 계획을 완벽히 세우고, 세상을 위한 꿈을 설득할 수 있다면 자금은 모여든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결국엔 자금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 자신했다. 초기자금이 너무 컸기 때문에 우리들 예금으로는 불가능했던 현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저금을 해서 3억 엔을 만든 뒤 회사를 세우려면 돈을 마련하는 데 드는 시간이 너무 길 것이다. 그런 거금을 저금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사업 초기에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 왜 간접금융을 피했을까? 세상에 무서운 것이 빚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도산한 회사의 경영진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 번 실패한 사람이 또다시 자금지원을 받기란 어렵다. 수백만, 수천만 엔의 부채라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갚을 수 있지만 수억, 수십억 엔 단위라면 다시 창업하지 않고는 갚을 길이 없다. 더구나 그런 거액을 금융기관에서 빌렸다면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고 만다.

 

창업의 핵심 사안 중 하나가 자금정책인 것 같다. 자금정책에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고, 어떤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를 처음시점에서 치밀하게 짜둬야 한다. 이처럼 시점이란 것이 실로 중요하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EXIT할 때까지의 자금을 주식 발행을 통해 확보할 경우, 주당 가격은 얼마이며 몇 주를 발행할 것인지, 그래서 종합적으로 자금은 얼마나 필요한지를 치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EXIT 시기까지 경영진의 보유 주식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초기 단계에서 몇 주를 가져야 하는지를 역산해 자신들의 보유 주식을 확보해야 한다.

 

성공을 위한 전환점 - 머릿속의 일이 현실로 나타날 때의 쾌감

당시 우리의 인터넷 회원 수는 3~5만 명이었다. 이에 비해 경쟁회사 중에는 10만 명이 넘는 경우도 많았다. 시스템적으론 뛰어났지만, 뛰어난 기능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럴 때 다음과 같이 광고주를 설득한 것이 좋은 효과를 낳았다. 회원 수 10만 명의 다른 매체에 광고를 하기 전에, 저희 매체 3만 명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보십시오. 저희 회사의 시스템은 리얼타임으로 집계가 나옵니다. 이 방식을 10만 명의 매체에서 활용하면 광고효과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설득방식은 효과적이었다. 대리점의 이익을 올려주는 전략이 효과를 거둬 지속적으로 매출이 오르게 됐다.

 

창업 1~2년이 지나자 매우 바쁜 시기에 큰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한 기업이 대리점에 광고를 의뢰했는데 아직 광고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바로 광고를 내보냈지만 고객은 우리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뒤에 바로 광고주 회사를 찾아가 사과했다. 우리는 긴급회의를 열어서 신속히 시스템을 바꾸고 업무의 흐름을 개선했다. 그리고 실수의 원인과 변경한 내용을 리포트로 작성해 기업에 제출했다. 신속한 대처 덕분에 신용을 회복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반가운 평가도 받게 되었다. 당신의 회사는 광고를 세밀하게 점검해 주는군요.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꾼 덕분에 시스템과 업무 방식을 고쳐나갈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더불어 새로운 서비스를 광고주에게 제공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면, 벤처 회사는 불만으로 가득 찬 직장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둔감해져야 한다. 정비되지 않은 부분을 자신이 직접 정비해 나가며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둔감함과 적극성, 이 두 가지 부분의 균형을 잘 이뤄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 자신 없는 분야가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자기 혼자 해버리려는 사람은 조직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서로의 장점을 특화해감으로써 보다 좋은 모습으로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사람의 얘기를 사회는 결코 믿지 않는다.

 

경영자에게는 좋은 의미에서 자기 사랑 유형의 사람이 많다. 내 친구인 가고이케 씨는 뛰어난 경영자에겐 반드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미덕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순수하고 겸허하다.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이것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 미덕에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사람,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추가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 프레젠테이션이란 말이 있다. 짧은 시간도 놓치지 않고 홍보에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엘리베이터 프레젠테이션이나 명함 교환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1분 이내로 자기 회사의 특징을 설명한다.

상대 회사의 이야기를 1~2분 정도 들어준다.

상대와 자신의 회사에 모두 도움을 주는 주제를 던진다.

만날 약속을 한다(이메일 보내겠습니다, 등등).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10분이나 15분 동안 자기 얘기만 계속하는 사람이 있는데,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다. 바로바로 자리를 비켜주면서도 인상만은 강하게 남기고, 상대가 좀 더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정도에서 말을 마치고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친해진 경영진들로부터는 정말로 많은 자극을 받았다. 내가 만났던 경영진들은 퇴보적인 얘기, 남을 질시하는 얘기가 아니라 전향적이고 도움이 되는 얘기를 공유하려 했다. 그래서 그들과의 대화는 기분 좋은, 청량감 넘치는 것이었다.

 

무책임하다고 느끼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런 각오가 오히려 책임 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고생 끝에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사업이라면 그 누구도 손에서 놓고 싶어 하지 않는 법이다. ‘이제는 호령이나 하며 좀 편히 지내보자.’ 대부분이 이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나는 인터넷 벤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좋은 제안을 할 수 있고, 사원들을 위한 보람 있는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쓰루오카 히데코 지음

글로세움, 20075월,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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