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적응 잘하기

 

중국에서 적응 잘하기

 

 

중국에 진출한 외국인 사업가는 사업 운영에 따른 스트레스 외에도 낯선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일상생활의 도전 또한 이겨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중국에서 지내는 것이 예전만큼 어렵지는 않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까지만 해도 기초 생필품부터 적당한 주거지나 깔끔한 음식점 등 거의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서양인이 자주 사용하는 소비 제품도 구하기 힘들었다. 나도 중국에 갈 때마다 가방 한 가득 커피, 면도날, 내가 좋아하는 음식, 사무용품, 기저귀 등등 베이징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을 채워 돌아오곤 했다.

 

다행히 이제는 중국의 주요 도시라면 어디나 필요한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향수병에 시달릴 때는 피자헛이나 스타벅스에 가서 마음을 달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충분치 않을 수 있다. 또한 본인뿐 아니라 가족도 중국에서의 언어장벽, 문화적 충격, 대도시의 심각한 교통난과 대기오염 등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정부와 다국적 기업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고충이 많은 근무처로 분류하고, 중국 근무자에게 이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어려움에 대한 보상으로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중국 어디에 살며 무슨 일을 하든지 즐거움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중국어를 익혀야 한다. 최근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중국어를 할 줄 몰라도 생활의 불편함이 없어졌다. 어디를 가도 영어 표지판이 있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이 많고, 특히 외국인 파견 직원이 일하는 회사 내에서는 중국어로 말할 필요가 없다. 자주 가는 외국인 전용 주거 시설, 호텔, 모임 장소 등에서는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중국어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조차 별로 없다. 이런 편리한 환경 덕분에 많은 외국인이 중국어를 배우지 않고 별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

 

이들은 해외 거주 경험의 아주 큰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중요한 정보원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하고 있다. 일상 업무든 시내를 돌아다니는 동안이든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당신에게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 현지 중국인은 당신의 가상한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할 것이고, 외국인 동료들도 당신을 부러워하게 될 것이다. 중국어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한자가 표의문자이기 때문이다. 독해와 작문을 배우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절대 지름길이 없다. 수천 개의 중국 한자를 다 배우려면 신병 훈련소 못지않은 훈련과 교관 역할을 해 줄 전문 중국어 교사도 필요하다. 그러나 회화는 다르다. 중국어에는 특유의 소리와 성조 시스템이 있어서 회화를 배우는 초기 단계에는 좀 고생스럽다. 그러나 이 단계를 뛰어넘으면 중국어 문법은 아주 간단해서 단어만 알면 중국어 회화 실력에 큰 진전을 볼 수 있다.

 

이제 당신은 급성장 하는 중국 경제가 외국 기업에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지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성공으로 가는 모든 길의 모퉁이마다 크고 작은 위험요소와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파악했을 것이다. 이러한 함정 중 가장 위험한 몇 가지를 피해갈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부패에 대처하는 방법. 관료가 뇌물 상납을 요구하는 경우 당신이 이를 거절하면 중요한 거래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그 거래가 법적인 위험성과 회사의 국제적 위상을 손상시킬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인가?” 수많은 외국기업인이 뇌물 상납을 거부했고 이에 대한 보복조치는 대부분 없었다. 미국 기업이라면, 미국 법에 따른 엄격한 제한을 구실 삼아 뇌물 상납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이런 대응 방법이 거래 관계를 깨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더 이상 영향을 받지 않고 상황을 깨끗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외국 기업인이 만연한 부패의 물결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부패를 중국 사회에 뿌리박힌 문화적인 유산으로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 부패는 중국의 미약한 법률 시스템으로 인한 부작용이지 문화적인 특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흠 없는 깨끗한 거래와 부패가 심각한 거래의 중간 회색 지대는 분명히 존재하며, 중국에서 이러한 부분에 휘말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가 스스로 미리 그 한계점을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을지라도 중국 사회의 최대 함정이라 할 수 있는 부패 문제를 우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는 있다.

 

둘째, 민감한 문제는 건들지 말라. 부주의하게 중국의 정치적, 문화적 민감성을 건드려서 곤경에 처한 기업은 정말 많다. 2004년 나이키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출연한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곤경을 겪었다. 광고에서 제임스는 만화로 표현된 늙은 무술 대가를 이긴다. 또한 중국 용 두 마리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전통 의상을 입은 중국 여성을 물리치는 모습도 보여 준다. 이 광고가 반영되자 중국 시청자들은 격분했다. 국가의 존엄성을 짓밟은 용서할 수 없는 공격이라는 지탄이 쏟아졌다. 중국 당국이 나서서 광고의 방송 중단을 지시했고, 나이키는 어쩔 도리 없이 사과해야 했다.

 

2006KFC도 광고 때문에 중국인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이 회사 광고에서는 명나라 시대 도교의 대가인 부청주가 제자들과 함께 치킨 샌드위치를 즐기는 모습을 묘사했다. 많은 중국인이 국가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한낱 외국 회사의 광고 소재로 사용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2000년 한 중국 소비자가 정신적인 피해를 주장하며 캐논을 상대로 1,200만 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는 캐논의 프린터를 구입했는데, 이 회사의 서비스센터 목록에서 타이완이 국가로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 세계 대기업 또한 인터넷 홈 페이지에서 동일한 실수를 저질렀다. 특히 아우디, 지멘스, 맥도널드 는 홈페이지 국가 선택 목록에 타이완을 포함시켰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벌금 납부 고지를 받기도 했다. 외국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일일 수 있지만, 중국의 반응은 이렇게까지 민감하다. 중국 언론은 사건 하나하나를 심도 있게 다루었고, 소비자 또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광고나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 반드시 이러한 민감한 부분을 참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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